음악 믹싱 비용, 왜 그렇게 비쌀까?
음악을 처음 내려는 분들이 가장 당황하는 게 믹스 비용이다. 멜론 탑100 기준에 자주 보이는 선생님급 기사님들은 모두 곡당 100만 원이 넘는다. 녹음비 25만 원, 마스터링 15만 원에 비하면 터무니없어 보인다.
막상 작업 과정을 구경해 보면 다들 납득한다. 배워야 할 지식이 많고, 믹스에 쓰이는 플러그인이 한두 푼이 아니다. 나도 납득했었다. 다만 나는 돈이 없었기에 제반 비용을 아끼려 믹스를 직접 배우기 시작했고, 배우면서 음악에 대한 귀가 트여 한 단계 레벨업이 됐다.
학원비보다 가치 있는 선택
충격이었던 건, 큰 학원·유명 강사·실용음악과 출신 친구들조차 CLA-2A를 걸면서 LA-2A가 뭔지, 왜 거는지,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를 배운 경우가 손에 꼽게 적었다는 점이다. 학원비·학비면 우리나라 톱5 엔지니어에게 믹스를 맡길 수 있는 돈이다.
나는 믹스를 그렇게 배웠다. 유명한 기사님들께 믹스를 맡기고 옆에 앉아 “저건 뭐예요?”를 반복하면서. 사운드짐 같은 사이트에서 게임처럼 귀 훈련을 하고, 친구들 앨범과 인터넷에 널린 스템을 받아 직접 해보고, Mix with the Masters를 보며 실험하고, 다음 곡을 맡길 때 내 믹스를 들고 가 피드백을 받았다.
유튜브에 널린 출처 불명의 말보다, 몇 개월짜리 학원 커리큘럼보다, 엔지니어의 워크플로우를 한 번 직접 보는 것이 더 많은 지식을 줬다. 그러니 누구에게 믹스를 맡기든 가서 과정을 보는 걸 추천한다. 다만 학원에는 같은 꿈을 가진 동료를 만나는 가치가 있으니, 음악 하는 친구가 없다면 학원도 좋은 선택지다.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
믹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오답은 분명히 존재한다.
가요 믹스와 팝 믹스는 다르다. 노래방 국가인 우리나라는 가사가 잘 들리는 보컬 중심 믹스가 많고, 미국·영국권은 반주가 큰 경향이 있다. 비욘세·마이클 잭슨의 엔지니어 레슬리 브래스웨이트는 퍼렐 윌리엄스의 ‘Happy’를 믹스할 때 “Clap along…”이라는 가사에 꽂혀 박수 소리를 중심으로 믹스했다고 공개했다. “드럼 킥을 중심으로 정리하라”는 교과서 지식과 다르다. 즉, 내 음악의 믹스에는 의도와 목적이 있어야 한다. 정답이 없다기보다 정답이 많다는 말이 더 맞다.
레퍼런스를 쪽팔려하지 마라
그렇기에 사운드 레퍼런스가 중요하다. 레퍼런스 없이 작업하는 건 스케치 없이 그림을 그리고, 라면수프 없이 라면을 끓이는 것이다. 그게 가능한 사람은 극히 일부고, 그런 사람이었다면 20세 이전에 이미 데뷔했을 것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엔지니어에게 “빨간색처럼 믹스해 주세요”가 아니라 곡의 색채를 들려줄 레퍼런스를 가져가야 한다. 거기에 본인만의 포인트를 첨가하는 것이다. “순수 창작이라 레퍼런스가 없다”는 친구 중에 남이 안 쓴 코드, 남이 안 쓴 리듬으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은 한 명도 못 봤다.
정리
믹스는 수학적 계산이 필요한 거창한 작업은 아니지만, 한 곡에 최소 3~4시간을 쓰는 일이다. 덕질 기질이 있다면 배워서 직접 하고, 없다면 신뢰할 만한 사람에게 맡겨라. 맡기더라도 본인의 색채를 설명할 사운드 레퍼런스는 반드시 준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