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링이 대체 뭔가요 — 믹싱이랑 뭐가 다른데
의뢰를 받다 보면 “믹싱이랑 마스터링이랑 같은 거 아니에요?”라는 질문을 정말 자주 듣는다. 둘 다 곡을 다듬는 일이라 헷갈릴 만하다. 그런데 하는 일도, 보는 대상도 다르다.
한 줄로 말하면
믹싱은 여러 트랙을 하나로 합치는 일이고, 마스터링은 그 합쳐진 한 곡을 최종 매체에 맞게 마감하는 일이다. 내가 가장 공감한 비유는 믹스는 성형, 마스터링은 메이크업이라는 말이다. 코를 아주 조금만 높이고, 눈을 아주 조금만 집어 눈·코·입 전반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믹스라면, 눈화장을 화려하게 해서 돋보이게 만들고 전체적으로 화사한 색채를 입히는 게 마스터링이다. 들을수록 너무 잘 맞는 비유라고 생각했다.
보는 대상이 다르다
믹싱은 보컬·드럼·기타 같은 개별 트랙을 하나하나 만진다. 반면 마스터링은 이미 2채널로 합쳐진 완성된 한 덩어리를 놓고, 그 전체의 음색과 음량을 다듬는다. 그래서 마스터링에선 보컬만 따로 키운다거나 하는 게 안 된다. 그건 믹싱의 영역이다. (EQ로 어느 정도는 파트별로 눈에 띌 수 있게는 가능하다.)
마스터링이 실제로 하는 일
- 음량(라우드니스) — 다른 상업 음원과 비슷한 체감 크기로 맞춘다
- 톤 밸런스 미세 조정 — 전체적으로 답답하거나 쏘는 부분을 다듬는다
- 곡 간 일관성 — 앨범이라면 트랙들이 따로 놀지 않게 맞춘다
- 매체별 마감 — 스트리밍, CD 등 나갈 곳에 맞는 포맷으로 떨어뜨린다
레벨엔 정답이 없다, 대신 유리한 방법은 있다
마스터링 레벨에 관해서는 -9가 맞네, -11이면 충분하네 등등 의견이 분분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이것에 정답은 없지만, 내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은 안다. 내가 좋게 들었던 음악들의 크레딧을 보고 그 마스터링 스튜디오에 의뢰를 하면, 내 기준 모범적인 레벨과 EQ잉을 알게 된다. 나에게는 821sound(권남우 기사님), 그리고 스털링 사운드(미국의 저명한 마스터링 스튜디오 — 한국 에이전트가 있어 카톡으로 소통이 가능하다)였다.
물론 아날로그를 이기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어서, 나는 마스터링을 나에게 맡기는 것을 추천하진 않는다. 가격이 믹스만큼 비싸지 않으니, 다들 한 번씩 경험을 해보고 본인만의 비교 대상을 찾길 바란다.
의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
마스터링에도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누구는 크고 단단한 걸, 누구는 다이내믹이 살아있는 걸 원한다. 그래서 여기서도 레퍼런스가 힘을 발휘한다 — 이렇게 들렸으면 좋겠다는 곡 하나가, 말보다 정확하다. 결국 어떤 마감을 고를지는 곡의 주인이 정하는 몫이다.
완성에 가까운 믹스를 들고, 도착지를 정해서 오면 마스터링은 그 마지막 한 걸음을 깔끔하게 채워준다.